일본 밀 산업의 이해
주목해 볼 밀ㆍ보리 재배기술, 진단에 기초한 밀ㆍ보리 재배개선 기술 도입지원 매뉴얼
진단에 기초한 밀ㆍ보리 재배개선 기술 도입지원 매뉴얼
일본 농림수산성 프로젝트 ‘다수저해 요인의 진단법 및 대책 기술 개발’ 성과
농업ㆍ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 중앙농업연구센터 . 2020년 3월
철저한 배수대책, 적기 파종, 적기ㆍ적량 시비에 불구하고 수확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 왜 일까?
일본 ‘농업ㆍ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 중앙농업연구 센터’ 2020년 3월 발표의 “진단에 기초한 밀ㆍ보리 재배개선 지원 도입지원 매뉴얼‘은 밀ㆍ보리 재배의 이 같은 물음에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수량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포장에 대해 현장 사진과 함께 그 저해 요인이 무엇인지 진단ㆍ판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소상히 답하고 있다.
글의 핵심은 최적 수확을 위한 포장 관리 방법인데, 자료는 머리말에서 대강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포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4~2018년 기간 일본 밀 평균 수확량은 406kg/10a(홋카이도 472kg, 그 외 지역 317kg)이지만 밭이나 논을 밭으로 전환 한 곳에서의 수량은 홋카이도는 800kg, 그 외 지역은 600kg에 미치기도 한다. 이는 적절한 기술을 통한 포장 조건 개선을 통해 본래 품종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을 발휘시킬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이 매뉴얼은 3년에 걸쳐 전국 밀ㆍ보리 433개 소를 대상으로 한 수확저해 요인 분석에 기초해 만들어진 자료이다. 같은 생산자 경작지 중 다수확 포장과 저수확 포장을 같이 살펴 원인을 살폈다. 이에 다수확 저해 요인을 1. 배수불량에 의한 습해, 2. 지나치게 단단한 경반 토양, 3. 토양 영양상태의 불비, 4. 잡초해, 5. 병충해, 6. 기타로 구분해 그 진단과 해결 과제로써 어떤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매뉴얼은 표지 포함 32쪽에 걸치는데, 다소 방대한 이 분량을 이 지면에 소개할 수 없어, 각 부분의 참고 사항 몇 가지만 간략히 소개한다. 전체 내용을 보고자 하는 분을 위해 일본어 원문 자료를 첨부파일로 함께 실어 둔다.
본 홈페이지 다른 자료는 2020년 기상이변으로 우리나라가 최악의 밀 수확을 기록하는 중에도 일본은 예년 이상의 수확량을 기록했음을 보여준 바 있다(해당 내용보기 - 클릭). 이 매뉴얼이 그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대략의 짐작을 하게 한다.
매뉴얼 29쪽은 10a 당 1996년 458kg였던 에이메현 쌀보리 수확이 이후 기상 영향에서 2014년 297kg, 2015년 220kg, 2016년 206kg로 떨어졌다가, 배수대책을 중심으로 재배방법을 재검토한 결과 450kg으로 다시 높이게 되었다는 예가 오늘의 일본 밀ㆍ보리 재배 현황을 잘 보여준다. 2020년 기상재해에도 평년보다 높은 일본의 밀 수확은 보다 철저한 포장 정비 그리고 재배관리에서 비롯된 것이었을 것이란 짐작이다.
우리도 보다 체계적인 포장정비와 재배 관리에 힘쓰라는 주문이다.
1. 배수불량에 의한 습해,
본 매뉴얼은 배수 불량 또는 습해가 밀ㆍ보리 다수확 저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으며, 그로인한 다양한 증상을 생육과정별로 상세히 전하고 있다. 밀이 익어가는 시기 비가 적어 포장이 건조한 상태를 유지함에도 잎이 지나치게 빨리 황화하거나 이삭 마름이 생겨나는 것도 생육초기와 중기에 걸친 배수 불량 그리고 그로인한 뿌리 자람의 억제가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온 후 토양의 수분상태 점검은 포장 자체뿐 아니라 땅속 체류 정도까지 살필 것을 권한다. 즉, 작토층보다 1~2cm 더 깊은 15~20cm 깊이로 구멍을 파서 물고임을 살피되, 이곳에 2일 이상 물이 고이면 양분흡수가 나빠지는 등으로 다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2일 이상 물이 고이는 원인으로는 지하수위가 높거나 또는 경반층의 물빠짐이 나쁜 경우이다.
이에 작토층까지 물빠짐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배수로 정비가 기본 대안으로 제시되는데, 지표는 물론 지하까지 설치토록 권고한다.
배수로 정비에도 물빠짐 개선이 어려운 경우는 단단한 경반이 원인일 수 있는데, 이의 대안으로는 심경을 권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작업을 거쳐도 물빠짐 개선이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에는 평균 표고보다 높게 이랑을 세워 파종하라고 한다.
<추비 중점형 시비 - 배수미비 보완책으로 주목>
한편 매뉴얼은 밀ㆍ보리의 새로운 시비방법으로 추비중점형 시비를 제시하는데, 그 도입 필요성을 배수관리와 연관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즉, 배수 미비로 인해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없어지고, 이것이 수확감소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를 추비 중점형 시비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비 중점형 시비의 핵심은 줄기 신장 이후 비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기비나 분얼 시기에 질소시비를 통한 이삭 수 확보에 힘쓰던 기존 방식과 달리, 기비와 분얼기 질소 시비를 억제하면서 줄기 신장시에 시비량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구체적 시비 시기는 다음 그림과 같다. 인산이나 칼륨 등의 시비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전환 결과 이삭수, 천립중, 수확량 모두에서 증가 모습이 나타났으며, 밀 단백질 함량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2. 지나치게 단단한 경반 토양
비가 과하지 않았고, 과습한 상태도 아닌데 밀ㆍ보리가 제대로 자람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경반 층을 살펴보라고 한다. 경반층이 지나치게 단단하면 뿌리가 제대로 뻗지 못한다. 아래로 물 공급이 충분하지 못해 작토가 오히려 메마를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서 밀ㆍ보리가 오히려 가뭄피해를 입을 수 있고, 질소 등 영양분 흡수도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지나치게 단단한 경반층 문제는 깊이 갈기로 이를 해소하기도 하지만, 토양 유기물 보충을 통해 토양을 단립구조로 바꾸는 것이 보다 근본적 방법이라고 제기한다.
3. 토양 영양상태의 불비,
매뉴얼은 토양 영양상태가 다수확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명확한 관계는 규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는 토양 영양상태가 영양자체의 문제기 보다 배수나 지나치게 단단한 경반 문제 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으로 본다.
다만 pH 5.5, 유효태 인산 10~15mg/100g, 교환성 칼륨 15~20mg/100g 등의 수치보다 낮을 때는 다수확이 어렵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4. 기타 요인들
매뉴얼은 위 제시 간략히 소개한 기술 외 잡초문제, 병해충 문제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그 외 지적은 생육량 과다로 인한 도복(밀ㆍ보리 쓰러짐) 문제를 지적하는데, 적정 파종시기, 파종량 및 시비량 재검토 등을 제기한다.
그렇지만 이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확량이 계속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는데, 이는 개별 농가 차원에서 해결 할 수 없는 지역 전체의 문제로 살피라고 주문한다. 이와 관련해 올해 일본에서 활발히 추진 중인 생산단지 정비사업이 새삼 주목되는 부분이다.
(2021년 일본 생산단지 정비사업은 현재 추진 중이며, 관련 자료를 충분히 나오는 데로 간략히 소개할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