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밀 산업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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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자급의 일본 밀 산업, 수입밀보다 한참 낮은 가격이 있어 가능했다!

우리밀세상 0 2,502 2020.09.15 11:11

밀산업육성법 시행 원년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밀산업 논의가 한창이다. 그런 가운데, 밀 유관 단체에서 9.9% 밀 자급률 목표 실현을 다시금 요청하는 모습이다. 정책당국에서 5% 자급의 새로운 목표와 그 실현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렇지만 이 같은 논의에서 주목할 것은 5%, 9.9% 모두 최근 수십년 경험하지 못한 수치라는 점. 5% 목표라 하더라도 생협 또는 친환경 시장을 넘어선 새로운 시장 환경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대한 분명한 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의 우리밀의 자유로운 선택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며, 이는 곧 일반 시장에서 우리밀 가격 및 품질의 큰 개선을 전제로 해야 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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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다시금 오늘날 12% 자급을 이루는 일본 사례, 그중 가격 문제를 다시금 점검해 본다. 위 표와 아래 그림 등에서 보듯이 일본에서 자국산밀 가격은 대개의 해에서 수입밀에 비해 낮았다. 이 가격 차가 오늘날 일본 12% 자급의 큰 받침이 되었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표 1>에서 보는 1965~1997년 기간 일본 밀 시장에서 자국산밀 가격은 1975년 한 해를 제외하고,73.43%(1993년) ~ 93.71%(1974년) 수준으로 수입밀에 비해 낮았다. 더우기 1986년 이래는 줄 곧 수입밀 대비 20% 이상 낮은 가격 대를 이루었다. 

2000년까지 일본 밀은 국가의 무제한 수매가 이루어지던 시기이다. 이 시기 시장에서 자국산밀과 수입밀 가격의 이 같은 흐름은 국가가 수매한 밀을 수매가격보다 그리고 수입밀보다 낮게 실수요자에 공급한 덕분이다.

이 흐름은 국가 무제한 밀 수매 폐지와 민간유통으로 전환의 2000년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데, 그 흐름은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맥작경영안정자금(직접지불제도) 도입을 통해 입찰가격을 낮추면서도 농가수익은 그대로 보전한 노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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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을 2000년 경계로 이 구조를 보다 자세히 살피면 다음과 같다.

2000년 이전 밀 농가 소득은 정부 매입가격이었는데, 이후는 입찰가격+맥작경영안정자금의 새로운 형태를 갖는다. 이는 정부 무제한 수매 중단과 입찰을 통해 밀 수매가격을 결정한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주목할 것이 자국산밀 입찰가격이 기존 무제한 밀 수매시기 자국산 밀 매도 가격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처는 밀 산업 실 수요자가 기존 정부 수매시기와 같은 가격으로 자국산 밀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결정된 자국산밀 입찰가격은 기존 무제한 수매시기 국가 수매가격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고, 이에 이것만을 농가가 수취할 경우 기존 대비 소득에 큰 손실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 부족분을 맥작경영자금으로 메우게 된 것이다. 기존 자국산밀 매매차익 수준의 맥작경영자금을 새롭게 설정해 농가에 지급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서 기존 국가 자국산밀 매입가격이 입찰가격+맥작경영안정자금으로 전환 속에 그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2000년 이후 민간유통으로 전환에도 국영무역을 통한 수입밀 매입가격에 국내산 밀 진흥비용을 더해 실 수요자에게 수입산 밀을 매도하는 흐름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흐름의 종합에서 수입밀 산 밀에 비해 저가 흐름의 국내산 밀 가격은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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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밀 매입가격에 국내산 밀 진흥자금을 보태 실수요자에 매도하는 구도는 <그림 2>와 같다. 일본은 밀 수입을 국영무역으로 하면서 수입산 밀 수입가격에 자국산밀 진흥자금을 보태어 실수요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자금을 마크업이라 명명한다. 그런데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의 자국산 밀 진흥을 위한 맥작경영안정자금, 경영소득안정대책비는 마크업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일반회계가 상당 규모 더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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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업에 추가적으로 더해지는 일반회계 규모는 <표 2>에 나와있는데, 2008년의 경우 전체 경영소득안정대책 비용의 72.51%에 이르기도 했다. 그 외 대개의 해에서 30% 전후가 됨을 볼 수 있다. 오늘 새롭게 주목할 것은 일본의 대외 무역협상 결과 향후 마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축소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마크업 축소에도 불구하고, 밀 산업 경영안정소득대책은 차질 없이 지켜갈 것임을 분명히 공표하고 있다. 이는 일반 회계가 향후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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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수입산 밀 가격보다 싼 일본산 밀에 대한 국내 수요는 얼마나 될까? 수입밀에 비해 가격이 낮은 만큼 날개 돋힌 듯 팔려가고 있을까? 지금까지 역사적 흐름은 그렇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단적으로 오랜 기간 일본 밀 자급률이 12% 전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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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한 노력, 수입밀에 비해 결코 비싸지 않은 자국산밀 시장 환경 조성에도 불구하고, 일본밀 자급률이 12%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산업에 새롭게 주목할 변화가 살펴진다. 자국산 밀 가격이 더 저위에 있음에도 적극적인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던 시장 환경이 새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표 3>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는데, 2016년 이후 구매예정 수량이 드디어 판매예정 수량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6년 이후 생겨난 새로운 변화, 일본 밀 산업계는 그 원인을 품질제고에서 찾고 있다. 이제 자국산 밀이 결코 수입밀에 비해 품질이 뒤지지 않겠되었으며, 그 연장에서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일본 밀 시장에서 자국산 밀과 수입밀 가격차 그리고 그 전개 과정은 밀산업육성법 시행 원년을 맞어 우리가 깊이 살필 부분이다.  마크업 외 막대한 예산의 일반 회계 예산 투입의 일본 사례는 제도를 핑계로 우리밀 산업 육성자금 마련에 소홀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5%이든 9.9% 수치 제시보다 작은 한 걸음이나마 밀 산업의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정책에 우선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바로 가격경쟁력, 품질 경쟁력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정책이 곧 세상에 등장할 밀산업 중장기 대책에 어떤 형태로든 담겨져야 한다는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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